뉴욕의 잠 못 이루는 밤
이틀째
확실히 낮밤이 정반대로 바뀌는 지역에 와서 그런가 시차적응이 힘들다.
어제도 새벽 6시까지 깨어있다가 겨우 2시간 눈을 붙였는데
오늘도 아까 2시간 즈음 자고 일어났더니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다.
벌써 5시인데, 그냥 이러다가 해가 뜰 것 같다. 해가 뜨면 집 보러 나가야 하지.
브루클린의 칙칙한 분위기와는 대조적으로
맨하탄은 역시 맨하탄이었다. 몇 시간 돌아다녔을 뿐인데 굉장히 강한 인상이 남았다.
런던을 생각했는데, 비할 바가 못 되는 것 같다.
런던은 상당히 클래식하달까. 게다가 센트럴 런던은 크기도 작지.
맨하탄은 도시적이고 활기차다.
고층빌딩을 가로지르는 거리마다 번화함과 분주함이 동시에 느껴지고
걸어다니는 사람들의 옷차림에서 세련됨이 묻어난다. 괜히 뉴욕씨티가 아니다.
어색하다. 불편하기도 하고, 조금 어지럽다.
서울이 생각나고 가족들이 생각난다. 생각해보니 런던에서 첫 날 밤에도 그랬다.
하지만 그 음침하던 런던에도 정이 들고 친구를 사귀고 편안해졌는데. 뉴욕도 그렇게 되겠지?
그 처음 며칠이 참 힘들다.
생전 처음 와 보는 도시에 또 홀몸으로 날아와 무작정 짐을 풀었다.
익숙함과 편안함으로부터의 도피-
해가 거듭될수록 그 심리적 부담과 내적 혼란이 조금씩 늘어나는 것 같다.
나이가 드는 것일까? 언제까지나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어느샌가 어느 한 곳에 정착하고 가족들, 친구들과 함께하는 나를 상상한다.
왜 그런데 나는 이번에도 무언가에 쫓기듯 또 도망쳐 나온 것일까
밖에 뭐가 있는지, 누가 돌아다니는지조차 알 수 없는 곳에서
방 안에 혼자 노트북을 마주한 채
오전 5시 8분이 지나간다.
posted by na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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